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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 Libris21

진중권의 엑스 리브리스 진중권의 엑스 리브리스, 폭력과 상스러움 엑스 리브리스, 우리말로 옮기면 "...라는 책에서"라는 뜻으로, 과거에 저자가 남의 책을 인용할 때 사용하던 관용구로 이 책은 진중권이 다른 사람의 글이나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작년 홍위병 운운했던 이문열에게 '이문열과 젖소부인의 관계는?'이란 글로 포문을 열더니 급기야 조선일보 독자투고 마당에 '밤의 주필'로 새로운 이름을 떨치기 시작합니다. 그의 글쓰기는 언제나 확고하고 자신만만하며 (그래서 부담스럽기도, 비판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통쾌합니다. 어설픈 회색분자, 중도주의자의 시대에 자신이 옳다고 믿는바를 자신있게 펼칠수 있는 지식인이 있다는 것이 기분좋고 그가 휘두르는 글에 푹푹 고꾸라지는 적들로 통쾌했.. 2006. 5. 11.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휠씬 단단하다는 사실입니다. - 신영복, 에서 2006. 5. 1.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질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게다가 몸을 꾸려 가는 마음이 욕심부리는 걸 그만두지 않으면 영혼의 마음으로 가는 문은 절대 열리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비로소 이해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영혼의 마음도 더 커진다. 포라스터 카터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에서 2006. 5. 1.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읽어본 책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 보라고 했더니 거의 90%가 [위인전]이더군요. 학급문고들도 그런 종류가 많고.... 요즘은 좋은 책들이 참 많이 나왔던데... 어릴 적 위인전 읽는 기분으로 요즘 사람들에 관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위인전이라고 하기엔 좀 별다른 사람들 이야기지만.. 처음 시작은 [체 게바라]부터 였지요. 그 다음이 [스콧 니어링 자서전], [함석헌 평전] ... 네번째로 잡은 책이 루터 킹 목사의 이야기입니다. 고교시절 한 다큐프로에서 그의 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를 듣고 감동했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클레이본 카슨 편저/이순희 역, 바다, 2001)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조지아 주의 붉은 언덕에서 노예들의 후손들과 노예주인.. 2006. 2. 1.
살아가는 게 슬픈 생각이 든다 살아가는게 슬픈 생각이 든다. 당신도 그러겠지만 슬퍼도 당신은 그에 버금가는 힘을가졌으면 한다 - 신경숙 2006. 1. 27.
롤랑 바르트 - 사랑의 단상 "나는 사랑하고 있는 걸까?-그래,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 사람, 그 사람은 결코 기다리지 않는다. 때로 나는 기다리지 않는 그 사람의 역할을 해보고 싶어 다른 일 때문에 바빠 늦게 도착하려고 애써본다. 그러나 이 내기에서 나는 항상 패자이다. 무슨 일을 하든간에 나는 항상 시간이 있으며, 정확하며, 일찍 도착하기조차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숙명적인 정체는 기다리는 사람, 바로 그것이다. ...기다리게 하는 것, 그것은 모든 권력의 변함없는 특권이요, 인류의 오래된 소일거리이다. -롤랑 바르트, 중에서 2005. 11. 30.
콩나물을 키우는 이유 초등학교때 교실에서 콩을 키운 적이 있었다. 씨앗이 어떻게 싹을 틔우고 자라나는지를 관찰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창가에 햇살을 듬뿍 받으며 싹을 틔운 콩들은 금새 무성한 콩나물로 성장했다. 당번이 번갈아가며 콩나물에 물을 주었는데, 그 물들은 대부분 아래로 그냥 빠져나가 버리고 말았던 것이 기억난다. "물을 먹지도 않는데 어떻게 저렇게 쑥쑥 자라나요? " 선생님께서 내 질문에 대답하셨다. "너는 오늘 학교에서 배운 모든 것을 내일 기억할 수 있니? 아마 반정도 밖에 기억하지 못할거야. 그 다음 날에는 반의 반, 또 다음 날에는 반의 반의 반밖에 생각나지 않을 거고... 언젠가는 다 잊어버리겠지? 하지만 너는 아무것도 배우기 전의 너와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거야~ 콩나물도 그렇단다. 네가 너도 모르게 많.. 2005. 4. 19.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 피터슨, 박병철 옮긴, 히말라야,2000) J.W.피터슨 지음 내게는 여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그애는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합니다. 하지만 아주 특별한 아이랍니다. 내 동생 같은 아이는 정말 드물 거예요. 내 동생은 피아노도 칠 줄 압니다. 손가락으로 전해지는 소리를 느끼는 거지요. 하지만 피아노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지는 못합니다. 그 예쁜 피아노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 동생은 친구들과 춤을 추고, 일렬로 서서 행진놀이도 합니다. 그애는 구르고, 뛰고 재주넘는 것을 좋아하지요. 놀이터에 있는 사다리를 오르는 데도 선수랍니다. 나는 동생과 사다리를 오르다가 서로 눈길이 마주쳤습니다. 내가 "조심해!" 라고 소리를 쳐도, 내 동생은 듣지 못합.. 2005. 3. 1.
얼굴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Jean-Jacques Sempe 를 처음 알게 된것은 좀머씨 이야기를 통해서였습니다. '좀머씨 이야기'는 당시 꽤 유명한 베스트셀러였지만 전 아직도 그 이야기가 왜 그리 유명한지 도대체 뭔 이야기였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제가 좀머씨 이야기를 열심히 본 건 순전히 삽화때문이었습니다. 그 삽화를 그린 사람이 바로 상뻬랍니다. 지금도 제 교실 한 편에는 '어린왕자'랑 '안도현님의 연어'랑 '얼굴빨개지는 아이'가 나란히 놓여있습니다. 장 자끄 상뻬 (열린책들,1999) * * * 마르슬랭이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의 가장 큰 고민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얼굴이 빨개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혼자서 놀았고 다른 친구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무런 이유없이 재채기를 하는 르네라는 친.. 2005. 2. 1.
요시모토 바나나 <티티새> 티티새 | 요시모토 바나나 바다란 정말 신기한 것이어서, 둘이서 바다를 향하고 있으면 잠자코 말없이 있든 조잘조잘 수다를 떨든 상관없어진다. 아무리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 파도 소리도, 바다의 표면도, 아무리 거칠게 꿈틀거려도 절대 시끄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p.29) 그것은 반짝반짝 아름답고, 그러나 가슴 아픈 일이었다. 거의 파도와 비슷했다. 피할 수는 없지만 결코 불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이별. 그런 일을 하다가 문득 손길을 멈추면, 가슴속으로 쉼 없이 밀려오는 아픔보다 한결 애틋하고 설레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p.31-32) 그렇게 공기가 맑은 밤이면, 사람은 자기 속내를 얘기하고 만다. 자기도 모르게 마음을 열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멀리서 빛나는 별에게 말을 걸듯. 내 머리속 '.. 2005.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