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읽는선생님

요시모토 바나나 <티티새>

by 소금별쌤 2005. 1. 22.
티티새 | 요시모토 바나나

바다란 정말 신기한 것이어서, 둘이서 바다를 향하고 있으면 잠자코 말없이 있든 조잘조잘 수다를 떨든 상관없어진다. 아무리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 파도 소리도, 바다의 표면도, 아무리 거칠게 꿈틀거려도 절대 시끄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p.29)

그것은 반짝반짝 아름답고, 그러나 가슴 아픈 일이었다. 거의 파도와 비슷했다. 피할 수는 없지만 결코 불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이별. 그런 일을 하다가 문득 손길을 멈추면, 가슴속으로 쉼 없이 밀려오는 아픔보다 한결 애틋하고 설레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p.31-32)


그렇게 공기가 맑은 밤이면, 사람은 자기 속내를 얘기하고 만다. 자기도 모르게 마음을 열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멀리서 빛나는 별에게 말을 걸듯. 내 머리속 '여름밤' 폴더에는 이런 밤에 대한 파일이 몇 개나 저장돼 있다. 어렸을 적, 셋이서 하염없이 걸었던 밤과 비슷한 자리에, 오늘 밤 역시 저장될 것이다. (p.84)

'책읽는선생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철수, 작은 선물  (0) 2006.07.11
진중권의 엑스 리브리스  (2) 2006.05.11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  (0) 200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