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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야기

돈도 아는 만큼 보인다

by 소금별쌤 2009. 2. 9.
야호! 돈이다야호! 돈이다 - 10점
배원준 지음, 조성헌 그림/청어람주니어
대학 시절 만났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나뿐 아니라 당시를 살았던 많은 이들에게 여행의 새로운 느낌을 안겨준 책이었다. 그 책을 손에 들고 책 속 문화유산을 하나 둘 집어가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그 여행에 나도 함께 하고 싶어 했는데 마침 대학 4학년 시절 가사문학 답사를 떠나게 되어 담양을 중심으로 소쇄원, 식영정, 환벽당, 명옥헌 등을 둘러보며 송강 정철의 발자취를 더듬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통해 유명해진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 책을 읽지 않고 소쇄원을 들렀다면 그냥 오래된 정자에 대한 감흥뿐이었겠지만 소쇄원을 오르는 오솔길이며 정철의 <성산별곡>에 등장하는 식영정 주인에 대한 문장들이 한없는 애정으로 그 곳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좀 다른 접근이지만 요즘에는 “1박2일”이란 TV프로그램에서 나왔던 지역을 같은 코스로 돌아보고 왔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낯선 곳으로의 여행길에 색다른 사전지식이 함께 한다면 그 여행길은 더욱 즐겁고 의미있는 것이 될 수 있다. “야호! 돈이다”는 그 테마를 돈에서 찾고 있다.
 우리나라 화폐 속에 등장하는 문화유산을 집어가며 떠나는 여행길은 앞서 언급한 책이나 TV 프로그램보다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의 감흥의 차이가 큰 것과 달리 화폐는 여행길 지갑속에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화폐를 꺼내들고 확인해볼 수 있다. 여행의 첫걸음은 5천원짜리 화폐에 등장하는 강릉 오죽헌이다. 몇 년전 현장학습을 다녀왔던 오죽헌에는 실제로 이 5천원권 지폐를 크게 확대하여 전시하고 있기도 했다. 그런데 5천원권 속 등장하는 것은 이 오죽헌만 아니다.
 저자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부분도 자세하게 안내해준다. 5천원권 앞면 율곡 선생 옆의 벼루가 정조임금이 하사한 벼루 이야기와 관련있다거나 오죽헌이 본래 율곡 선생의 어머니였던 사임당의 외할아버지 집이었다거나 1972년 처음 5천원권을 발행할때는 우리나라 기술이 부족해서 외국에서 화폐를 제조하는 바람에 외국인 모습을 한 율곡선생의 모습이었다는 등 화폐속 문화유산에 대한 의미나 숨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찾아내어 들려준다. 이렇게 오죽헌, 조충도 이야기로 시작한 글은 도산서원과 경주 불국사를 거쳐 첨성대, 땅끝마을, 해인사를 지나 현충사, 경회루, 탑골공원, 독립문, 숭례문까지 이어진다.
 화폐속 문화유산을 따라 가는 답사 여행은 문화유산과 함께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생활의 특징을 언급하고 화폐의 필요성과 세계 여러나라의 화폐를 소개하며 화폐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역사,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 작가가 머리글에서 언급한 대로 '화폐속 우리 문화유산을 답사하고, 화폐의 역사를 통해 우리 경제와 문화를 체험'하며 '돈을 잘 버는 것보다 중요한 돈의 가치를 마음에 새길 수'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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