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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야기

토끼씨와 거북이 양 : 잘하면 박수치고 못하면 기다려주기

by 소금별쌤 2008. 12. 1.
토끼 씨와 거북이 양토끼 씨와 거북이 양 - 10점
베키 블룸 지음, 김세실 옮김, 파베우 파블락 그림/시공주니어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이야기에서부터 토끼의 달리기 실력은 의심받기 시작했다. 표지그림을 보니 신문을 보며 지나가는 토끼의 표정은 새침하다. 반대로 거북이는 상냥한 표정으로 씩 웃으며 지나간다. 토끼와 거북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걸 보니 분명 달리기 이야기가 있을텐데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 기대를 안고 책장을 넘겼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도는 그동안 계속되어 왔다. 잠자고 있는 토끼를 그냥 두고 달려간 거북이를 흉보기도 하고 헤엄 잘 치는 거북이를 육지에서 달리기를 시키는 발상의 차별성에 분노하기도 하며 거북이와 토끼의 수영 경기를 제안하기도 한다. '토끼씨와 거북이양'에서 토끼는 벼룩시장에서 메달을 구입한 토끼와 조깅이 취미인 거북이 이야기이다. 토끼씨는 왕년의 전설적인 달리기 선수가 아니다. 그냥 스스로 달리기를 잘 할 거라고 생각할 뿐 달리기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거북이양이 이사오면서 심상치 않는 상황으로 바뀐다. 거북이양을 따라 주변 이웃들이 하나 둘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마을에서 열린 달리기 대회에서 1등은 토끼가 한다. 꾸준한 연습으로 토끼를 이겨버린다는 설정이 아니라서 더 맘에 들었다. 역시 토끼와 거북이는 육지에서 달리기를 해서는 안된다. 거북이에게 달리기는 승부가 아닌 달리는 자체, 도전한다는 사실이 행복한 것이다. 거북이의 행복한 달리기. 1등한 토끼의 멋진 결말도 좋았다. 그러고보니 '토끼와 거북이' 경주 이야기의 끝이 그냥 거북이의 부지런함에 대한 축하와 토끼의 게으름을 비난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칭찬과 격려로 맺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잘하면 박수쳐 주고 못하면 기다려주는 일' 그것이 어른들의 일이다.
http://grium.tistory.com2008-12-01T12:28:130.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