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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야기

곽타타의 재주

by 소금별쌤 2006. 8. 15.
옛날 중국에 곽타타 라는사람이 있었다. '탁타'라는 이름은 원래 이름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그가 곱사병을 앓아 허리를 굽히고 걸어 다니는 게 낙타와 비슷하다 하여 붙여준 이름이었다. 그가 하는 일은 나무를 심는 것이었다. 그런데 장안의 모든 권력자와 부자들이 앞다투어 그에게 나무를 보살펴 달라고 부탁했다. 왜냐하면 탁타가 심은 나무는 옮겨심기를 해도 죽는 법이 없이 하나같이 잘 자라났으며, 열매도 일찍 맺을 뿐더러 많이 열렸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의 재주를 신기하게 여겨 그에게 비법을 물어 보았다. 그러자 그는 대답했다.
"저는 나무를 오래 살게 하거나 열매를 많이 열게 할 능력이 없습니다. 다만 저는 나무의 천성을 따라서 그 본성이 잘 발휘되게 할 뿐입니다."
나무는 그 뿌리가 퍼지기를 원하며, 평평하게 흙을 북돋워 주기를 워하고, 단단하게 다져 주기를 원한다. 그러니 일단 나무가 원하는 바대로 해주면서 잘 심고 나면 옮겨심기도 말고 염려하지도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온전하게 보전되어 잘 자라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곽타타는 자신이 그 성장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가 없다고 답했던 것이다.
자식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이의 타고난 재능을 제대로 알고서 그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것정도다. 감히 아이의 타고난 재능을 부모의 손으로 더 꽃피우게 만들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아이는 오히려 시들어 버릴 수 있다.   (p. 180)

신의진 |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있다 | 랜덤하우스 중앙 |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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